[2008년_금융위기]/***경제_산업_08

실질금리 마이너스 파장..소비감소·고용악화 악순환

김철수02 2008. 12. 26. 23:25

 

파이낸셜뉴스 | 기사입력 2008.12.26 18:43



올 하반기 실질임금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고 내년 또한 비슷한 추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한국경제 전반에 '소비축소→기업가동율 감소→고용악화'라는 악순환을 예고하고 있다.

더구나 내년 연초부터 휘발유값,공공요금 인상 등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가계의 소비여력은 더 줄어 한국경제는 수출둔화에다 내수침체라는 이중압박에 시달리면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악화로 실질임금 준다
내년 실질임금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조업중단과 10여년만에 다시 불고 있는 구조조정 바람이다.

 

실제 쌍용자동차가 최근 운영자금이 없어 월급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에 몰렸고 GM대우도 지난 22일부터 8일간 전 공장 가동을 중지한 채 일부 필수인력만 남기고 유급휴가를 보냈다. 자동차업계에 일고 있는 이같은 조업중단은 전자,조선,석유화학 업종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같은 조업중단은 나아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여건이 악화되는 것이다.

고용악화의 전조는 이미 수치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용근로자와 비정규직근로자 쪽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과거 경제성장률이 급감한 시기를 보면 공통적으로 일용근로자의 수가 감소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는 17만명,2001년에는 14만명,2003년에는 30만명의 일용근로자가 줄었다.

올해 들어 9월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 5만명의 일용근로자가 감소했다. 만약 내년 성장률이 올해 3.7%에서 2%(한국은행 전망치)로 추락한다면 일용근로자의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실질임금성장률은 일용근로자를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임금추이를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최근 '200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상반기 취업자수가 오히려 4만명 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내수둔화로 한국경제에 타격
실질임금성장률이 감소하고 신규고용이 사실상 없으면 소비에 결정적인 타격을 준다.
소비의 주축인 근로자가 대외여건 악화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실질적으로 소비를 할 돈의 총량이 줄기 때문이다.

나아가 실질임금과 실질구매력의 감소는 한국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계부실을 확대할 수 있고 이는 은행의 건전성에도 타격을 주면서 경제시스템을 전반적으로 흔들기 때문이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가 흑자를 내야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는데, 실질소득이 줄어들면 가계부실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임시직, 일용직 등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계층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일용직,비정규직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경제난 속에서 상대적으로 인력구조조정이 쉬운 이들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해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2%아래로 떨어질 경우 1998년과 같이 전체 취업자수가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와함께 고물가억제정책으로 그동안 인상하지 못했던 공공요금 등이 내년부터 오를 것이라는 것도 실질임금성장률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다.

원유 등 수입유류에 붙는 관세율도 현행 1%에서 내년 2월 2%, 3월 3%로 각각 인상된다.

한편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요금 인상을 줄줄이 준비 중이어서 가계지출 증가와 함께 가계 주름살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