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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李대통령 "공직자들의 애국심, WBC 야구팀보다 못해"
김철수02
2009. 4. 19. 01:19
연합뉴스 | 입력 2009.04.18 14:48 | 수정 2009.04.18 14:53 |
"언론.국회 핑계대지 말라"..공기업 고강도개혁 주문
이는 비효율과 방만경영의 상징처럼 돼버린 공기업을 개혁해야 우리 사회 전반의 개혁을 앞당길 수 있고, 시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의 효과도 그만큼 빨리 낼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먼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 다가올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와 우리나라의 위치 등에 대한 전망을 제기하면서 공기업 개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세계 경제가 회복단계에 들어서면 환율이 정상화되면서 원화가치가 올라가고, 또 원유가격이 50달러에서 100달러로 쉽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등 또 다른 위기가 올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 착실히 대비해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메시지다. 그 대비책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것이 바로 변화와 개혁을 통한 공기업의 경쟁력 강화다.
이 대통령은 "누구나 생각을 바꾸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노사문제가 순조롭지 않은 곳도 있는데 공공기관만큼 안정된 직장이 어디 있느냐. 민간기업과 달리 여러분은 부도가 날 염려도 없는 만큼 그런 안정된 조건 위에서 개혁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 CEO(최고경영자)부터 변화할 것을 요구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공공기관장들에게 "자리에 연연해하지 말고 국가적 목표에 대한 시대적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당면한 문제를 감추고 시간을 질질 끌면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 "스스로 개혁하고,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등의 압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기관장들이 해당 공기업 개혁의 선봉에 설 것을 주문한 동시에 자신이 없으면 지금 당장에라도 그만두라는 경고성 발언인 셈이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강도높은 주문은 기관장이 움직이지 않고서는 그 조직이 절대 의미있는 변화를 이룰 수 없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우리 국가대표 야구팀의 애국심을 거론하며 공직자들의 전반적인 자세도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돈을 받는 선수들은 게임의 승패와 상관없이 행동하고, 오히려 지고도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한국팀은 지면 분개하고 이기면 태극기를 꽂고 환호했는데 이는 나라가 있고 나서 야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선수들에게는 개인에 앞서 국가가 있었다. 김인식 감독은 결승전에서 일본에 진 뒤 나를 만날 때까지 분을 못 삭이고 아쉬워하더라"면서 "그런 정신이 공직자에게는 부족하다. 한국팀의 선수와 감독의 정신보다 공공기관의 공무원, 공직자가 더 국가를 앞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혁을 거부하는 일부 공기업 노조를 겨냥해선 "길거리에 나오고 반개혁적인 벽보를 부치는 그런 공직자는 자격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 대통령은 감사원에 대해서도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옛날에 잠깐 공무원 조직에 있었는데 내가 봐도 일을 안 하고 적당히 하는 것이 개인신상에 좋더라"면서 "무능하고 무사안일이 인사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고, 의욕적으로 일을 하다 실수를 하면 불이익을 당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런 분위기에서 누가 열심히 일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일을 잘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면서 "실수한 사람은 격려하고 일을 소홀히 한 사람은 질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주요 정책과 관련해) `여당이 안 도와주네' 하고 여러가지 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언론도 핑계대지 말라. 언제 그런 장애없이 순조롭게 발전한 적이 있었느냐"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김쌍수 한전 사장, 최재덕 주공사장,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이채욱 인천국제공항 사장 등 주요 공기업 기관장 71명을 포함해 국무위원 및 청와대 참모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