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_노무현사망]/컴퓨터·IT_09
[경향신문]사이즈 제각각 휴대폰 ‘꼬다리’ 불편하네
김철수02
2009. 5. 4. 03:44
경향신문 | 임현주기자 | 입력 2009.05.03 17:53 |
아무리 봐도 사족(蛇足) 같다. 붙이면 툭 튀어나온 게 혹 같아서 영 볼품이 없다.
얼마 전 삼성전자 햅틱 2를 구입한 임범수씨(25·대학생)는 집에만 가면 부모님과 한바탕 '꼬다리 전쟁'을 치른다. 아버지는 삼성 햅틱 1, 어머니는 모토로라 레이저룩을 쓰는데 충전기에 꽂아서 사용하는 젠더가 제각각이어서 "내 '꼬다리' 못 봤느냐"고 물어보기 일쑤다.
단말기마다 젠더 사이즈가 달라 '꼬다리'를 분실하면 개당 5000원을 주고 별도 구입해야 한다. 임씨는 "어떻게 같은 회사 제품조차 젠더 사이즈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휴대전화 충전구조 표준화 추진정책'에 따라 제조사와 모델에 상관없이 24핀으로 통일됐던 충전기가 다시 중구난방이 된 것은 휴대전화의 소형화·슬림화 추세 때문이다. 몸체 크기가 작아지면서 충전 기능이 단말기 하단부분에서 우측 상단부분으로 옮겨져 18핀, 20핀, 24핀 등으로 다양화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슬림형 제품에 24핀을 탑재하면 전화기 한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보인다"면서 "미관상 18핀 등 소형화된 규격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젠더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시되고 있는 모든 휴대전화 단말기는 충전 부분을 20핀으로 표준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 디자인 경쟁을 하면서 10핀, 18핀, 24핀 등 다양한 제품을 쏟아 냈는데 지난해 말부터 TTA 기준에 맞춰 출시되고 있다"며 "예전에 24핀 충전기 하나면 모두 사용했던 것처럼 앞으로 20핀 충전기로 편하게 쓸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그날'이 오기까지는 '꼬다리' 간수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
< 임현주기자 korearu@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