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_노무현사망]/***군사_바다_09
[세계일보]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북한 화물선도 구했다.
김철수02
2009. 5. 4. 23:55
세계일보 | 입력 2009.05.04 19:48 | 수정 2009.05.04 22:17 |
"쫓기고 있다" SOS에 문무대왕함 헬기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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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네다"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 선박 호송 작전을 펼치고 있는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이 4일 해적의 공격 위기에 처한 북한 상선을 구조하는 개가를 올렸다. 북한 화물선 다박솔호(6399t급) 선원들이 위기를 벗어난 뒤 우리 군의 링스헬기를 향해 고맙다는 의미로 손을 흔들고 있다. 합참 제공 |
"해적에게 쫓기고 있다. 도와달라."
4일 오전 11시40분쯤 소말리아 아덴항 인근 해상에서 감시·정찰활동 중이던 문무대왕함에 다급한 'SOS' 신호가 포착됐다. 문무대왕함 레이더상에는 96㎞ 떨어진 거리에 있는 한 상선이 잡혔다. 이 선박은 북한 선적 6399t급 화물선 '다박솔(DABAK SOL)'호로 철강을 싣고 이집트에서 홍해를 지나 인도로 향하던 길이었다.
문무대왕함에 탑재된 링스(LYNX) 헬기에 출동 명령이 내려졌고, 10분 뒤 링스 헬기가 굉음을 내며 날아올랐다. 해군 특수전 요원(UDT/SEAL) 중에서도 최정예인 저격수 2명은 저격용 라이플과 헬기에 장착된 기관총을 점검했다. 링스 헬기가 다박솔호 상공에 도착한 것은 낮 12시20분쯤. 상공에서 바라본 다박솔호는 해적선에 불과 3㎞ 거리까지 추격을 당하고 있었다. 해적선에는 상선에 접근할 수 있는 자선은 물론 사다리까지 갖춰져 시간을 조금만 지체했어도 해적의 손아귀에 넘어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 그럼에도 상대방이 민간인이고 먼저 공격을 해오지 않는 이상 실사격은 피해야 했다.
링스 헬기는 곧바로 고도를 낮추며 위협기동에 들어갔다. 동시에 탑승하고 있던 저격수들은 해적선을 향해 라이플을 겨냥하며 금방이라도 사격을 할 것처럼 자세를 잡았다.
순간 해적선이 항로를 틀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때가 낮 12시30분쯤으로 최초 구조 신호를 접수한 지 50분 만에 사실상 상황은 종료된 것이다. 하지만 링스 헬기는 도주하는 해적선이 북한 상선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위협기동을 멈추지 않았다.
문무대왕함도 해적선에 쫓기느라 항로를 이탈했던 다박솔호와 3차례에 걸친 교신을 통해 정상 항로로의 복귀를 도왔다.
다박솔호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몇 차례 거듭한 뒤 "우리를 더 보호하겠습니까, 좀 잘 지켜주십시오"라며 문무대왕함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유엔해양법에 따르면 피랍 위기에 처한 선박은 국적을 불문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날 우리 해군 청해부대가 펼친 작전은 이러한 인도주의 실현과 함께 북한 상선을 해적으로부터 구해준 첫 사례이다. 청해부대는 지난달 17일 이 해역서 덴마크 선박 '퓨마'호를 해적으로부터 구출하기도 했다.
박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