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_노무현사망]/사회_일반_09
[연합뉴스] 고아 6만명에 부모 찾아준 `代父' 공식 은퇴
김철수02
2009. 5. 20. 22:39
연합뉴스 | 입력 2009.05.18 11:38 | 수정 2009.05.20 14:08 |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37년간 6만명의 `부모 없는' 아동에게 양부모를 찾아줘 `입양아의 대부(代父)'로 알려진 김득황(94) 동방사회복지회 이사장이 제자식처럼 사랑했던 입양 아동들의 곁을 공식적으로 떠난다.
18일 입양을 전문으로 하는 동방사회복지회에 따르면 이 단체를 창립한 김 이사장의 공식 은퇴식이 20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린다.
김 이사장이 복지회를 만든 것은 1972년 3월.
그는 미국 자선단체와 국내 교회의 도움을 받아 서울 태평로의 80여㎡의 사무실에 `동방사회복지회' 간판을 내걸고 오갈데 없는 아동들에게 부모를 찾아주는 입양 사업을 시작했다.
1967년 내무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김 이사장은 어린이 구호단체 등에서 고아원 지원사업을 하다가 입양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는 "버림받은 아이들이 보호시설이 아닌 가정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자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복지회를 창립한 배경을 설명했다.
창립 후 후원금이 넉넉지 않아 임차료가 싼 곳을 찾아 이곳저곳으로 이사를 다녔지만 그럴수록 입양 사업에 대한 김 이사장의 의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김 이사장은 "아이들이 입양된 가정에서 잘 지낸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버려졌던 아이들이 미국에서 외교관으로, 또는 의사나 교사로 성장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김 이사장은 벅차오르는 감동에 감사 기도를 올렸다.
이렇게 김 이사장의 손을 거쳐 입양된 아동 수는 6만여명이고, 이 중 4만5천여명은 해외로, 나머지 1만5천여명은 국내로 입양됐다.
복지회 관계자는 "김 이사장은 입양되는 아이 한 명 한 명을 위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정성껏 기도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고령의 나이 탓에 지난 3월,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명예이사장이 됐지만 `아이들에게 미안한 일밖에 한 게 없다'며 은퇴식을 한사코 사양했다는 것이 복지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2개월가량 뒤늦게 치러지는 은퇴식에는 동방사회복지회 홍보대사인 배우 윤석화 씨와 홀트아동복지회의 말리 홀트 이사장 등 2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