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_노무현사망]/컴퓨터·IT_09
[세계일보] 같은 휴대폰 다른 성능... 국내 소비자들만 ‘봉’
김철수02
2009. 7. 2. 04:43
세계일보 | 입력 2009.07.01 20:37
와이파이·GPS 기능
해외 수출용에만 탑재
해외 수출용에만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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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글로벌 전략폰 '삼성 제트'(왼쪽)와 내수 모델 격인 '햅틱 아몰레드'. 햅틱 아몰레드는 제트에 있던 와이파이 기능 등이 빠져 출시된다. 삼성전자 제공 |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전략폰을 잇달아 선보이는 가운데 유독 국내 시장에서 특정 기능을 빼고 출시하는 관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주말쯤 '삼성 제트(S8000)'의 내수 모델 격인 '햅틱 아몰레드'를 출시한다.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적용한 화면은 3.5인치로 커졌지만, 단거리 무선통신기술인 '와이파이'(Wi-Fi) 기능은 제외됐다.
이는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LG전자 전략폰 '아레나'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일반폰 중에 와이파이 기능을 포함한 모델은 한 종도 없다.
와이파이가 탑재되면 무선랜이나 공유기가 있는 곳에서 노트북PC를 사용하듯 자유롭게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길찾기 등 서비스가 가능한 GPS(위성항법장치), DVD급 동영상을 별도 파일 변환 없이 바로 볼 수 있는 디빅스(DivX) 재생 기능 등도 단골로 빠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는 DMB에 대한 요구가 훨씬 높다"면서 "한정된 단말기 공간에 DMB칩을 넣다 보니 몇몇 기능은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신 전문가들이나 삼성, LG 등 단말기 제조사들은 이를 '궤변'이라고 못 박았다. A전자 관계자는 "와이파이, GPS 등은 이통사에서 뺄 것을 요구하는 목록"이라며 "이통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국내 통신산업 생태계의 한 폐단"이라고 밝혔다. B전자 관계자는 "원래 기능을 그대로 놔두고 DMB칩을 추가하더라도 늘어나는 두께는 1㎜ 안팎"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통사마다 ARPU(가입자당 매출·가입자 한 명이 쓰는 월평균 통신비)는 떨어지고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발굴이 요원한 상황에서, 연 매출 2조원대의 수익구조를 쉽게 포기할 리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SK텔레콤의 경우 2006년 4만4599원을 기록했던 ARPU가 올 1분기에는 4만1372원으로 떨어졌다.
현재 일반폰에서는 통신망을 이용하는 네이트, 쇼, 오즈 등 각 이통사가 정한 관문을 거쳐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통화료는 물론 정보이용료의 일부까지 통신업체 몫이 된다. 이렇게 올린 매출이 2008년 기준으로 SK텔레콤 1조2867억원, KT(옛 KTF) 6479억원, LG텔레콤 약 2000억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 이석채 KT 회장은 최근 "우리나라는 무선통신 특히 데이터통신 요금이 비싸다"면서 "와이브로와 WCDMA, 와이파이를 갖춘 단말기를 연내에 선보일 것"이란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버라이즌, AT & T, 스프린트 등 미국 이통업체들도 최근 와이파이 기기와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면서 "데이터 수익을 침해하는 '경쟁 서비스'에서 고객 유지와 네트워크 과부하 해소를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ABI 리서치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용자의 77%가 향후 구매할 휴대전화에 와이파이 기능을 희망하고 있으며, 와이파이 탑재 휴대전화 사용자의 75%가 이 기능을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일 기자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주말쯤 '삼성 제트(S8000)'의 내수 모델 격인 '햅틱 아몰레드'를 출시한다.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적용한 화면은 3.5인치로 커졌지만, 단거리 무선통신기술인 '와이파이'(Wi-Fi) 기능은 제외됐다.
이는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LG전자 전략폰 '아레나'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일반폰 중에 와이파이 기능을 포함한 모델은 한 종도 없다.
와이파이가 탑재되면 무선랜이나 공유기가 있는 곳에서 노트북PC를 사용하듯 자유롭게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길찾기 등 서비스가 가능한 GPS(위성항법장치), DVD급 동영상을 별도 파일 변환 없이 바로 볼 수 있는 디빅스(DivX) 재생 기능 등도 단골로 빠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는 DMB에 대한 요구가 훨씬 높다"면서 "한정된 단말기 공간에 DMB칩을 넣다 보니 몇몇 기능은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신 전문가들이나 삼성, LG 등 단말기 제조사들은 이를 '궤변'이라고 못 박았다. A전자 관계자는 "와이파이, GPS 등은 이통사에서 뺄 것을 요구하는 목록"이라며 "이통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국내 통신산업 생태계의 한 폐단"이라고 밝혔다. B전자 관계자는 "원래 기능을 그대로 놔두고 DMB칩을 추가하더라도 늘어나는 두께는 1㎜ 안팎"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통사마다 ARPU(가입자당 매출·가입자 한 명이 쓰는 월평균 통신비)는 떨어지고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발굴이 요원한 상황에서, 연 매출 2조원대의 수익구조를 쉽게 포기할 리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SK텔레콤의 경우 2006년 4만4599원을 기록했던 ARPU가 올 1분기에는 4만1372원으로 떨어졌다.
현재 일반폰에서는 통신망을 이용하는 네이트, 쇼, 오즈 등 각 이통사가 정한 관문을 거쳐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통화료는 물론 정보이용료의 일부까지 통신업체 몫이 된다. 이렇게 올린 매출이 2008년 기준으로 SK텔레콤 1조2867억원, KT(옛 KTF) 6479억원, LG텔레콤 약 2000억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 이석채 KT 회장은 최근 "우리나라는 무선통신 특히 데이터통신 요금이 비싸다"면서 "와이브로와 WCDMA, 와이파이를 갖춘 단말기를 연내에 선보일 것"이란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버라이즌, AT & T, 스프린트 등 미국 이통업체들도 최근 와이파이 기기와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면서 "데이터 수익을 침해하는 '경쟁 서비스'에서 고객 유지와 네트워크 과부하 해소를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ABI 리서치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용자의 77%가 향후 구매할 휴대전화에 와이파이 기능을 희망하고 있으며, 와이파이 탑재 휴대전화 사용자의 75%가 이 기능을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