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발효에 따른 자동차세 인하 개편이 서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지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는 기존 5단계 자동차세를 3단계로 축소하면서 ㏄당 세금도 인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세금인하 효과로 여겨 반색하지만 오히려 이 같은 조치가 서민들의 주름을 더욱 늘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자동차세 단계축소 및 인하에 따른 세금감면 효과가 2,000㏄ 초과 대형차에만 오로지 몰려 있어서다.
-자동차세 인하 혜택 고급차에 집중
행자부에 따르면 올해 안에 FTA가 발효되면 기존 5단계 자동차세는 3단계로 줄고, 2,000㏄ 초과 승용차의 ㏄당 세금은 200원으로 기존 대비 20원 줄게 된다. 또 2,000㏄ 초과에 부과되던 개별소비세율(과거 특별소비세율)이 공장도가격의 10%에서 5%로 절반 낮아지게 된다. 개별소비세율이 낮아지면 교육세 및 부가세가 덩달아 낮아지고, 연이어 공급가격도 따라 내려간다. 물론 공급가 인하로 등록세와 취득세도 줄어드는 연쇄 세금 감면 효과가 발휘된다.
하지만 이 같은 세금혜택에서 1,600㏄ 미만 소형차는 예외다. 현재도 개별소비세율은 5%이고, 배기량별 세금도 ㏄당 140원으로 변동이 없다. FTA가 발효되도 소형차의 세금에는 별다른 변화조차 없는 셈이다.
-배기량 크고, 고가차일수록 혜택 커
차급별로 보면 배기량이 크고, 값이 비싼 차일수록 혜택은 더 커지게 된다. 실례로 판매가격 2,603만원의 그랜저 2.7의 경우 현재는 공장도가격(2,094만원) 기준으로 개별소비세율 10%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교육세와 등록세, 취득세, 자동차세(교육세 포함) 등을 합치면 구입과 동시에 연간 세액이 750만원이다. 그러나 개별소비세율이 5%로 단일화되고, 자동차세가 3단계로 축소되면 연간 584만원으로 줄어 166만원의 세금 인하 효과를 보게 된다.
공장도가 3,690만원의 에쿠스 3.3도 현재는 세액이 1,284만원이지만 FTA 합의 내용이 이행되면 세금은 995만원으로 289만원 정도가 줄고, 공장도가격 1억1,100만원의 BMW 740i는 현재 3,711만원에 달하는 연간 세금 총액이 2,851만원으로 낮춰져 무려 859만원이 줄게 된다. 단순히 판매가격만 놓고 보아도 에쿠스 3.3은 현재 4,589만원이지만 FTA가 발효되면 4,325만원이 되고, BMW 740i는 1억3,880만원이 1억3,000만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공장도가격 변동 없이 세금인하에 따른 판매가격만 크게 낮아지는 셈이다.
-자동차 관련 부족세액분, 기름에 옮겨
그렇다면 이렇게 축소된 세금은 어디서 충당할까. 행자부와 재정경제부는 이를 대비해 기름에 부과되는 주행세율을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주행세율은 교통에너지환경세인 ℓ당 505원(휘발유 기준)의 32%에 해당하는 160원 정도다. 쉽게 보면 주행세율을 인상하면 FTA 합의에 따른 자동차 관련 세액의 부족분을 채울 수 있다는 복안이다.
이런 이유로 소형차 보유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비싸고, 큰 차 타는 사람은 수 백 만원의 세금 인하분을 인상된 기름 값에 활용,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지만 소형차 보유자는 오히려 기름 값 부담만 늘어난다는 것. 쉽게 보면 고급차 타는 사람을 위해 서민들이 희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형차도 경차처럼 정책적으로 세금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FTA는 국가간의 약속이어서 어쩔 수 없다 해도 소형차에 세금감면 등의 혜택은 정책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자동차동호회연합 이동진 대표는 “소형차 보유자는 앉아서 고스란히 큰 차 타는 사람들이 덜 낸 세금보전을 위해 유가 인상분을 감당해야 한다”며 “이는 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류세 10% 인하도 주행세율 인상으로 효과가 별로 없다는 의견이 많은데, 고급차에만 자동차세 관련 인하 혜택이 부여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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