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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 65.4% 노후불안에 시달린다"

김철수02 2008. 9. 23. 23:28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9.23 17:25

 

불교미래사회연구소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스님들의 65.4%가 노후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산하 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법안스님)가 23일 발표한 '승려노후복지 대책에 관한 인식 및 욕구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조계종 소속 전국의 스님 560명을 대상으로 노후생활 염려 정도를 묻자 133명(23.8%)이 '매우 염려한다', 233명(41.6%)이 '염려한다'고 답했다.

스님들은 노후 불안요소로 거처(25%), 생활비(23.2%), 질병치료(21.8%) 등을 꼽아 사실상 의식주 문제를 걱정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님들은 종단이 가장 먼저 세워야 할 노후대책으로 의료 및 생활수발자 지원(39.8%)을 꼽았다. 이어 거처문제(35.2%)와 수행비용(18.2%)의 해결을 들었다.

또 가장 선호하는 노후대책으로 국가보험(37.7%), 사설 사암 운영(15.2%), 사유재산(12.3%)을 꼽았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국민 모두 가입하게 돼 있는 국민건강보험 미가입자가 28.6%에 달해 종단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님들은 노후대책이 없어서 수행에 전념하기 어렵고(29.8%), 개인재산을 축적하게 되며(26.1%), 사설 사암이 증가(14.1%)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답했다. 이런 부작용을 없애려면 조계종 총무원에서 스님들의 노후생활을 보장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3.9%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67.1%는 노후 거처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선호하는 노후생활시설로는 사찰 내 노스님 전용시설(50.7%), 소속 사찰(27%), 사설 사암(9.6%), 사찰 밖 노스님 전용시설(6.8%) 순으로 답했다.

스님들은 노후의 안정적인 수행생활을 위해 정기적인 급여, 지원금 등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는데 절대다수인 94.1%가 동의했다. 이를 위해 노령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한 스님이 90%였다.

또 응답자 가운데 74.6%가 지난 1년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건강보험료를 사찰로부터 지원받는 경우는 29.4%, 자비 부담이 47%로 나타났다. 심지어 응답자 22명은 속가의 가족들이 건강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응답자 92.9%는 스님들을 위한 전문병원이나 지정병원이 필요하다고 했고, 88.4%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시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 조규준 상임연구원은 "가톨릭이나 원불교는 주거시설, 연금, 의료보험 등 성직자 기초생활을 보장하는 제도가 잘 마련돼 있으나 조계종은 노후복지가 미흡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는 조계종 중앙종회가 2001년 실시한 같은 내용의 조사에서 49.2%가 '노후생활이 걱정된다'고 응답한 것보다 더 나쁜 결과여서 종단차원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1% 포인트이다.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