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_금융위기]/경제_일반_08

"이러다 수출마저 막힐라" 외환보유액 헐어 긴급수혈

김철수02 2008. 10. 2. 23:06

서울경제 | 기사입력 2008.10.02 17:58

 

수출중소기업에 50억달러 공급, 왜?
스와프시장 통한 공급 한계
필요땐 추가로 유동성 풀듯
"시중銀 직접 공급 검토안해"

정부가 수출 중소기업과 시중은행에 50억달러를 공급하기로 한 것은 달러 유동성 경색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로 불통이 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은행들의 달러 유동성 확보 경쟁이 '국내 국책은행에 대한 상환 압박→국책은행의 시중은행에 대한 달러 자금 회수→시중은행의 수출금융 저해→기업의 수출 차질'로 이어지자 외환보유액을 헐어 달러를 긴급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 경색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 은행들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중은행에 빌려준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이달에 만기 도래하는 단기자금 27억달러 중 일부는 만기 연장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책은행의 경우 그동안 정부 보증을 통해 해외에서 외화자금을 조달, 국내 시중은행에 공급했으나 해외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돈줄이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시중은행들이 달러가 부족하자 수출환 어음 등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수출에 차질이 일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스와프 시장을 통해 달러를 공급하고 있지만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최 국장은 "그동안 스와프 시장을 통해 특정 상대방을 지정하지 않고 달러를 공급하다 보니 자금이 아주 급하지 않은 곳에도 달러가 공급되거나 달러를 빌리는 대신 원화를 확보해야 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이번 조치는 달러가 꼭 필요한 개별 은행이나 중소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의 최종 지원 대상은 수출 중소기업"이라며 "50억달러가 공급되면 만기 도래하는 단기자금이 30억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달러를 빌려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필요하면 추가로 외화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중소기업들과 시중은행들의 달러 실수요를 충족시켜 외환자금 시장의 안정을 더 효율적으로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중 은행들의 무역어음할인 업무나 수출입은행의 무역어음재할인 업무 등을 활성화해 수출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게 재정부의 설명이다. 재정부는 또 수출입은행의 달러 대출 때 용도 제한을 두지 않겠지만 가능한 자금사정이 시급한 은행이나 수출 중소기업에 돌아가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방침이다.

다만 재정부는 일각에서 요구하고 있는 시중은행에 달러 직접 공급은 현 시점에서는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또 은행들의 자체적인 외화유동성 확보 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도 지속적으로 강구할 계획이다.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