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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표 떨어질라 부시 기피

김철수02 2009. 9. 1. 03:58

 

2006.09.06 04:54 입력 / 2006.09.06 06:10 수정

 

11월 중간선거 앞둔 공화 후보들

 

미국의 여당인 공화당 소속 데버러 프라이스(여.55.오하이오) 하원의원은 7선의 중진이다. 하원 내 당 서열 4위인 전당대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공화당 사상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여성이다.

그런 그가 요즘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멀리하고 있다. 중간선거일인 11월 7일이 하루하루 다가오는데도 부시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통령 기피' 전략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2년 전 선거 때 프라이스 의원은 부시 대통령 옆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장면을 홍보용 웹사이트의 맨 앞에 올려놓았다. 부시와의 친밀도를 적극 알리는 선거 운동을 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홍보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TV광고를 통해 무소속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AP통신은 4일 전했다. 광고는 그를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반대하는 부시 대통령에게 맞서고 있는 인물로 묘사한다.





 

 

공화당 후보들의 부시 기피 현상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짐 걸럭 하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옳다고 믿을 땐 그를 따르지만, 잘못한다고 생각할 때엔 그를 깨우칠 것"이라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마크 케네디(미네소타) 하원의원의 광고 제목은 '당 노선을 넘어서'이다. 거기서 그는 "세금 이슈와 관련해 나는 (부시의 감세 정책을 지지하는) 공화당원이다. 그러나 다른 문제들을 다룰 때는 당 노선을 넘어선다"며 초당파의 이미지를 심으려 하고 있다. 그런 그도 2002년 선거 땐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을 TV광고에 써먹었다. 하원 세입위원장인 중진 클레이 쇼(플로리다) 의원도 "부시 대통령이 사회보장 시스템을 개혁하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 현역 의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 상원 선거기구 대변인 필 싱어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수의 공화당 후보가 이제 부시 대통령을 버림받은 기피인물(leper.한센병 환자라는 뜻에서 유래)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선거광고를 가르치는 섄토 아이엔거 교수는 "지금 공화당에선 1974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직후에 나타난 현상과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은 현재의 선거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435석) 다수당 위치를 내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 231석, 민주당 201석이란 현재의 분포가 역전돼 하원은 민주당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상원의 경우 전체 의석(100석)의 3분의 1(33석)만 다시 뽑기 때문에 공화당이 계속 지배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공화 55, 민주 44)보다 격차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미 언론의 관측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