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2.01.30 21:00
수정 2012.01.30 22:10
- CJ제일제당,동아원 등
- 수만t 수매 약속해놓고 수지 안맞자 사업 축소
재배면적 늘린 농가들 밀 재고 쌓여 한숨만
적극 장려한 정부 '뒷짐'
씨제이제일제당과 동아원, 에스피시(SPC)그룹 등 밀가루 생산 대기업들은 2009년에 지방자치단체 및 생산자단체들과 잇따라 양해각서(MOU)를 맺고, 우리밀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등의 화려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우리밀 시장이 3년 연속 연 30~5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자, 경쟁적으로 우리밀 확보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당시 씨제이제일제당은 2010년 연 2만t에 이어 2014년 6만t까지 수매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동아원과 에스피시그룹 또한 각각 2010년에 1만5,000t을 수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09년의 생산량이 1만8782t에 불과하던 때에 3개 대기업에서만 5만t의 수매를 약속한 것이다. 농민들이 앞다퉈 밀 파종에 나서면서 재배 면적은 2009년 5,067㏊에서 지난해 1만7837㏊로 크게 늘었고, 재배 농가도 8000여가구에 이르렀다.
그러나 씨제이제일제당은 2011년에 2만t 수매계약을 맺어놓고도 실제 1만t만 가져갔으며, 최근 체결한 2012년 계약에서는 수매물량을 3,000여t으로 감축했다. 2010년에 1만5,000t을 수매하고 계속 물량을 늘려나가겠다던 동아원도 2011년에 2,000t, 올해에는 1,000t대를 수매해 사실상 우리밀 사업에서 철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북 김제의 우리밀영농조합의 이재병 회장은 30일 "대기업들이 우리밀을 다 사주고 정부에서 밀 자급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말을 믿고 2009년에 300~400㏊ 하던 재배 면적을 900㏊까지 늘렸다"며 "지난해 생산량 5,200t 중 1,000t은 아직 창고에 있고, 수매대금을 못 받은 농가도 허다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우리밀이 비싼 만큼 잘 팔리지 않아 현실적으로 수매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우리밀 정책을 믿고 막연하게 따라갔던 우리 잘못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밀의 수급 혼란이 벌어진 데는 정부 책임도 적지 않다. 1%대를 밑도는 우리밀 자급률을 2017년까지 10%대(연 20만t 생산)로 끌어올리겠다고 공표하고, 지난해에 목표 달성시점을 2015년으로 앞당겨 대기업과 생산 농가들에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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