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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가스난방 중단..추위에 떠는 발칸반도

김철수02 2009. 1. 10. 06:04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01.09 20:05

 

 

산업계도 어려움 가중, 핵발전소 재가동 검토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분쟁으로 발칸 전역에서 수십만명이 이상 한파 속에 난방 없이 밤을 지새우고 있다.

양국 간 가스분쟁이 9일째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거쳐 들어오는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되면서 난방 시스템이 러시아산 가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불가리아 등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세르비아에서는 8일 밤과 9일 새벽 최소한 8개 도시에서 10만명이 난방 없이 추위에 떨며 밤을 지새웠다고 BBC 인터넷판과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세르비아 당국은 가스 대신 다른 연료를 사용하도록 난방 시스템을 바꾸고 있지만, 상당수 지역에서는 연료 전환이 아예 불가능해 가스공급 중단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세르비아는 전날부터 헝가리와 독일로부터 비축분의 가스를 긴급 수입하고 있지만 필요한 양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스니아에서도 7만2천명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속에서 난방 없는 밤을 보냈다.
보스니아 정부는 현재 비축 가스로는 일주일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조속한 공급 재개를 호소했다.

불가리아에서는 현재 72개 대형 공장이 아예 문을 닫았고 153개 기업은 기계 동파 방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가스만을 공급받고 있다. 100개 가까운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임시 휴교 중이며, 수도인 소피아에선 전차와 버스의 난방이 전면 중단됐다.

성난 소피아 시민들은 전날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가스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위축된 동유럽 각국 산업계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의 공장이 많은 헝가리,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의 제조업체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비축분이 열흘밖에 남지 않은 슬로바키아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정부가 1천개 기업에 가스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 기아자동차와 푸조 등 대단위 자동차 제조업체의 생산라인도 멈춰 섰다.

로베르트 피초 총리는 공급이 즉각 재개되지 않을 경우 가스 동력 발전에 의존하는 일부 지역은 정전 사태를 맞을 수 있다며, 지난해 말 유럽연합(EU)과의 합의하에 사용을 중단한 야슬로프스케 보후니체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폐기한 원자로 재가동이 검토되는 것은 불가리아에 이어 슬로바키아가 두 번째다.

또 불가리아 경제부는 조업을 중단한 152개 기업의 생산 손실 규모가 430만 유로에 달한다고 밝혔다.

헝가리는 아직 비축한 가스양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만, 스즈키, 한국타이어, 브리지스톤 등 대형 사업장의 가스 공급을 하루 동안 중단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