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_외환위기]/경제_일반_98

[조선일보] 주가 ‘불안한 상승’

김철수02 2009. 3. 9. 01:15



 

 

 

 

 

 발행일 : 1998.03.02

 월요경제 /  기고자 : 최흡 

 

 

 

 

 

두달 보름만에 59% 급등... 560선 육박

4조원 넘는 외국인 순매수가 주요인

실물경제는 악화... 증시흐름과 달라

 
 

주식시장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도 두달 가까이 상승세를 지속하며, 일단 주가지수 5백50선을 탈환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세와는 달리, 산업생산은 매우 부진하고 기업부도율이 계속 올라가는 등 실물경제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의 주식시장이 실물경제의 흐름과 유리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두달 보름만에 59% 상승 = 주가는 작년 12월 12일 3백50선까지 폭락, 바닥을 친 후 외국인 매수세 전환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두달 보름만에 주가가 무려 59%나 급등했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주가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백50일 주가이동평균선(5백40)의 상향 돌파에 성공했다.

올들어 주식시장은 1백50일 이동평균선의 돌파를 두 차례나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대기매물에 밀려 주가가 뒤로 밀려났었다. 그러나 지난주 주가가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하고 5백60선 근처까지 접근하는 강한 탄력을 보여줬다.

상승요인은 외국인자금 유입 = 작년 8월∼11월 넉달간 1조9천5백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은 12월 이후 그 두 배가 넘는 4조3천6백억원(순매수 기준) 어치를 사들였다.

채권시장에서도 12월 이후 1조2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외국인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시점은 대체로 동남아 외환위기가 시작됐던 때이며,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던 12월은 imf의 대한( 한) 구제금융 지원이 확정됐던 시점이다.

abn암로증권의 송동근(송동근) 이사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를 타는 시장이라는 점을 외국인들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외국인 자금 유입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팩맨효과」 어디까지 = 이런 외국인 주도의 증시상승 상황을 한남투자증권은 「팩맨효과」라고 분석했다. 「팩맨」은 동그란 물체가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며 화면 속의 먹을 것을 먹어치우는 오래된 컴퓨터 게임.

증시의 모든 악재와 비관론을 외국인 매수세가 「팩맨」처럼 먹어치우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되는 한 상승세가 유지되리라는 분석이지만, 반대로 그만큼 현재의 상승 장세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틀)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외국인 자금의 대량 유입으로 이뤄진 폭발적 상승이기에 「불안한 장세」라는 것. 실제로 1월중 제조업 공장가동률이 60%선대로 급락하고, 어음부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황은 이제 막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투신 이원희(이원희) 전무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지만 아직은 불안한 요소가 더 많다』며 『환율불안, 금리동향, 기업도산, 외채협상 등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하여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흡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