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_노무현사망]/***경제_직업_09

[세계일보] 한쪽선 취업난… 다른쪽선 구인난

김철수02 2009. 3. 23. 01:04
 
실업자 100만 육박… 이상한 고용시장
고학력 백수들 3D 기피… 회사는 숙련자 요구
지난해 하반기 기업 인력 미충원율 21%나
  •  

    어디 갈 데 없나…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취업대란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최근 서울 마포구 서부종합고용지원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경기 침체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어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지만 막상 기업은 기업대로 원하는 직원을 구하지 못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통계청의 ‘인력수요 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업들은 전 직종에서 44만2564명을 뽑으려 했으나 실제 채용 인원은 34만9358명에 그쳤다. 미충원 비율은 21.1%(9만3206명)로, 필요한 직원의 5분의 1가량을 채용하지 못한 셈이다.

    직종별로는 운전·운송의 미충원율이 36.0%로 가장 높았다. 구인 인원이 3만7096명이었지만 채용 인원은 2만3751명에 불과했다. 이어 문화·예술·디자인·방송(35.3%), 화학(33.0%), 재료(32.4%), 기계(27.5%) 순이었다. 전기·전자(23.4%), 금융·보험(21.5%) 등도 미충원율이 높았다.

    반면 농림어업(3.8%), 사회복지·종교(4.4%), 경비·청소(6.2%), 교육·자연과학연구·사회과학연구(9.7%) 등은 상대적으로 미충원율이 낮았다.

    기업들이 느끼는 부족 인원의 비율도 미충원율과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기업들이 생각하는 적정인원(현재 인원+부족 인원)에서 부족한 인원의 비율을 뜻하는 ‘부족률’은 지난해 하반기 2.1%에 달했다. 직종별로는 운전·운송 분야가 3.7%로 부족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문화·예술·디자인·방송(3.6%), 정보통신(3.3%), 화학(3.1%), 음식서비스(3.0%), 재료(3.0%) 순이었다. 섬유·의복(2.8%), 보건·의료(2.7%), 기계(2.6%) 등도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처럼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구직난 속에서 구인난마저 심각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최근 급증하는 고학력 백수들이 ‘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3D 업종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선호하는 ‘쉽고, 안전하고, 깨끗한’ 고임금 직종은 기업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과 숙련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취업이 쉽지 않다. 구직자와 구인 기업 간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셈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3D 업종은 구직자가 기피하고, 인기 직종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 마땅한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구인·구직 간 괴리를 줄이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 [ 관련기사 ]

    무너지는 '고용허리' 30대… 2월 취업자 '사상 최저'

    고용지원센터 이용 취업자 증가…전문대졸·20대 많아

    복지부, 사회서비스 일자리 3만5000개 창출

 

  • 기사입력 2009.03.22 (일) 19:48, 최종수정 2009.03.22 (일)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