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3월 22일 (일) 19시 00분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베네수엘라는 선발타자 9명의 올해 몸값 총액이 7665만달러(약 1077억원)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거포들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고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윤석민이기에 가능했다. " 메이저리그 타자들이라지만 전혀 누군지 몰라서 더 자신이 있었다 " 며 수줍게 웃은 23세의 청년.
윤석민은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에서 선발 6⅓이닝 동안 7안타 1볼넷을 내주고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는 오래전부터 이런 날을 꿈꾸었을지 모른다.
▶마무리로 각광을 받다
윤석민은 올해 프로 5년차다. 소속팀 KIA의 어엿한 에이스다. 팀내에서는 '어린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천진난만한 웃음과 구김살 없는 성격 때문이다. 지난 2005년 분당 야탑고를 졸업한 뒤 드래프트 2차 1번 전체 6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당시 KIA는 광주일고 출신의 우완정통파 곽정철을 1차지명으로 뽑아 에이스로 키울 계획이었으나, 입단후 두각을 나타낸 것은 윤석민이 먼저였다.
신인 첫해 보직은 중간계투. 당시 KIA에는 김진우, 리오스, 강철민, 그레이싱어 등 쟁쟁한 선발투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중간계투 기회를 잡은 것만 해도 영광이었다. 하지만 마무리였던 신용운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윤석민은 전병두와 함께 그 자리를 대신했다.
2006년에도 선발 보직은 받지 못했다. KIA는 마무리 요원으로 LG에서 베테랑 장문석을 트레이드 해왔다. 윤석민은 또다시 불펜 요원으로 시즌을 맞았다. 그러나 시즌 중반 장문석이 부진과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가자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그해 63게임에서 5승6패 19세이브 방어율 2.28을 올리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빛고을 에이스로 우뚝서다
윤석민이 한 단계 성숙한 것은 2007년.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에서 큰 성장을 이룬다. 선발로 길게 던질 수 있는 요령과 제구력을 가다듬은 것이다. KIA는 윤석민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1년 후배 한기주가 고질적인 팔꿈치 통증으로 선발로는 던지기 힘들다는 판정을 받고 마무리로 보직을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윤석민이 선발로 발탁됐다. 그러나 2007년 KIA 타선은 최악이었다. 윤석민은 그해 4월17일 인천 SK전에서 9이닝 1실점(비자책) 완투패를 당하는 등 유난히 득점지원을 받지 못했다. 28경기에 나가 7승18패로 시즌 최다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그러나 시즌이 끝날 즈음 이 부분에 대해 " KIA라는 명문구단의 1선발로 뛸 수 있다는 게 행운이다 " 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08년 윤석민은 마침내 국내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다. 14승5패에 방어율 2.33으로 생애 첫 개인타이틀을 차지했다. 150㎞의 빠른 볼에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제구력이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세계를 정복하다
지난해 8월 베이징올림픽은 그가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무대가 됐다. 당초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윤석민은 잇단 난조를 보인 두산 임태훈을 대신해 최종엔트리 마감을 앞두고 대표팀에 전격 승선했다.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올림픽 본선 5게임에서 2승1세이브에 방어율 2.35로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번 WBC서도 윤석민은 올림픽 때처럼 중간 보직을 맡았다. 그러나 믿었던 류현진과 김광현이 난조를 보이자 김인식 감독은 윤석민을 이날 선발 카드로 내세웠다. 구위와 경기운영 능력에서 윤석민 만한 투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프로 입단후 5년이면 짧다면 짧은 기간이다. 올림픽금메달과 WBC 결승진출은 세계 무대에 우뚝선 윤석민에게 이제 시작일 따름이다.
<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대한민국, WBC 결승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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