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입력 2009.04.30 21:53 |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을 위한 법률안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 오는 10월1일 통합공사가 출범하게 됐다.
주·토공의 통합은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선진화의 최대 상징이어서 다른 공공기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두 기관의 통합은 거대 부실 공기업의 탄생이며 뿌리깊은 갈등관계인 두 기관의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우려도 낳고 있다.
◇ 논의 시작 11년 만에 결실 =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통합논의가 처음 시작된 것은 국민의 정부 출범 첫해였던 1998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외환위기 직후 공기업 구조조정차원에서 주택공사의 민영화를 추진하다 여의치 않자 정부는 주택공사를 토지공사와 통합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 2001년 말까지 통합하기로 했다.
이후 정부는 양 공사의 합리적 통합전략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과 통합추진위원회 구성 등에 들어갔으며 2001년 10월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토지공사 노조의 반대 등으로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채 처리가 미뤄지다가 참여정부 출범 첫해에 없던 일이 돼 버리고 기능조정 및 경영합리화 추진으로 대체됐다.
이후 잠잠했던 통합 논의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다시 불이 붙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공기관 선진화의 대명사로 주공과 토공의 통합을 꼽으면서 통합이 급물살을 탔다.
이에 맞춰 작년 10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한국토지주택공사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법안은 2009년 10월 1일자로 자본금 30조원인 통합법인(한국토지주택공사)을 출범시키고 택지개발, 도시개발사업,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 복합단지 개발사업, 간척 및 매립사업, 남북경제협력사업 등을 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법안 제출 이후 토지공사는 노조를 중심으로 통합에 거세게 반대했고 민주당도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정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결국 국회의 관문을 통과했다.
◇ 공룡 공기업 탄생 = 토공과 주공이 통합하면 자산이 105조원을 넘는 공룡 공기업이 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주공의 자산은 64조1천520억원, 토공의 자산은 41조1천71억원이다.
두 공사가 통합되면 삼성전자(72조5천192억원)보다 자산 규모가 커 단일기업으로는 국내 최대가 된다.
국내 기업집단과 비교해도 삼성그룹(63개 계열사 175조원), 한국전력(12개 계열사 117조원)에 이어 3위이며 현대자동차그룹(41개 계열사 87조원)을 능가한다.
한편으로는 두 공공기관의 부채가 워낙 많아 부실 공기업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작년 말 기준 주공의 부채는 51조8천281억원, 토공은 33조9천244억원으로 이것만으로도 85조7천525억원이나 된다.
올해 들어서는 두 기관이 경제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부채가 더 늘어나고 있어 올해 말이면 부채가 10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두 기관의 현재 직원은 주택공사 4천385명, 토지공사 2천982명으로 총 7천367명이다. 이에 따라 통합 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대규모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 혁신도시 이전, 조직 갈등 해소 등 숙제 산적 = 국토해양부는 통합법안이 공포되면 통합법인설립위원회와 사무국을 설치해 통합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미 국토부는 작년에 홍 원내대표가 법률안을 제출한 직후 권도엽 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꾸려 통합 준비작업을 해 왔다.
통합추진위원회는 법안이 공포되면 통합법인설립위원회로 전환된다. 위원장은 권도엽 1차관이 그대로 맡는다.
통합추진위원회에서는 통합법인의 본사를 어디로 할지 등을 결정하며 인적 구조조정계획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 통합공사의 정관작성 등도 맡게 된다.
통합공사를 어느 혁신도시로 이전할지에 대해서도 추진위원회가 결정할지는 불투명하다. 2011년까지 이전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 통합공사 출범을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혁신도시 이전문제까지 다루기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혁신도시 이전과 관련해서는 2개 사업부제로 나뉘어 진주와 전주로 각각 이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통합공사가 출범한 뒤에는 두 조직 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큰 골칫거리이다.
통합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두 조직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해 있고 이런 뿌리깊은 갈등은 통합 이후에도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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