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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다시 도마위 오른 한·러 ‘(나로호 개발의) 불평등 계약’

김철수02 2012. 10. 26. 21:42

 

 

 

 

 

 

 

 

 

 

 

 

 

 

 

 

 

 

 

1단 로켓 문제 발생하면 원인규명 주도적 참여못해
핵심기술 확보 서둘러야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 3차 발사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나로호 개발을 위해 한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기술협력 계약이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나로호 발사가 1단 로켓과 발사대 연결부위 이상으로 무기한 연기됐으나, 한국은 러시아 측과의 계약상 원인 규명이나 해결 방안 모색에 전혀 참여할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나로호 개발을 위한 한·러 기술협력은 그동안 ‘불평등 계약’으로 논란이 돼왔다.

전문가들은 나로호 발사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진정한 우주발사체 기술 자립국이 되기 위해서는 1단 로켓의 액체엔진 등 핵심 기술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6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은 나로호 3차 발사 연기의 직접적 계기가 된 1단 로켓과 발사대 연결부분의 이상 현상을 규명하는 데 직접 참여할 수 없다.

박정주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실장은 “러시아가 만드는 1단 부품은 비공개가 원칙이어서 재질, 크기, 파손 정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즉 나로호 이상 규명과 개선·보완 조치, 추후 발사일까지 우리는 러시아의 처분만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2004년 10월 체결된 ‘나로호 개발을 위한 한·러 기술협력’의 계약 조건 때문이다. 한국은 2002년 나로호 개발 착수 당시 1단 로켓 기술을 이전 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해 미국, 일본 등 발사체 선진국을 상대로 기술이전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가가 자국의 핵심기술 보호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거부했다. 오로지 경제불황에 허덕이던 러시아만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러시아 또한 1단 로켓, 특히 액체엔진 기술의 이전을 거부했다. 당초 국내에서 함께 조립하기로 했던 1단 로켓은 우리가 완제품을 구매하는 형식으로 계약이 바뀌었다. 1단 로켓에 연료 및 산화제(액체산소) 등을 공급하는 나로우주센터 기반시설 역시 러시아 측 설계도을 기반으로 건설됐다. 러시아가 액체엔진 등 1단 로켓 제작부터 조립, 점검, 보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루어진 것이다.

정선종 통신위성우주산업연구회 고문은 “나로호 발사를 위해 한국에 파견된 기술자와 보안요원의 현장 감시가 철저하다고 들었다”며 “발사체의 경우 기술 이전을 금지할 뿐 자체 능력으로 개발하는 것을 방해하지는 못하는 만큼 한국형 발사체(KSLV-Ⅱ)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