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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900마리 찾던 흑두루미, 4대강 후 860마리만

김철수02 2013. 1. 21. 00:05

 

 

 

 

 

 

 

 

 

 

 

 

 

 

 

 

 

 

경향신문 / 권기정 기자

입력 2013.01.20 22:19

수정 2013.01.20 22:48

 

 

4대강 사업 총체적 실패 - 생태계 영향
낙동강 사업 유역 생물 다양성 급격히 훼손

 

 

경북 구미시 해평습지를 찾은 흑두루미 개체가 4대강 사업 전 2500~2900마리에서 800여마리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낙동강의 물고기와 무척추동물의 다양성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 생태계 문제가 빠졌다며 생태계 문제를 포함한 종합감사를 요구했다.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는 20일 구미시의 조사 결과를 보면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된 지난해 해평습지를 찾은 흑두루미가 860마리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흑두루미는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07~2009년 2300~2900마리가 해평습지에서 발견됐다. 이 단체는 흑두루미가 줄어든 이유로 4대강 사업으로 습지와 모래톱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흑두루미가 감소하자 정부는 구미보 상류에 대체서식지로 독동습지를 조성했지만 2010년 11월까지 단 한 마리도 이곳을 찾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쇠기러기는 4대강 사업 전과 비교할 때 3분의 1 수준인 1500마리로 줄었고 오리류도 1000마리로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새들이 이용할 수 있는 모래톱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으로 수문을 개방해 자연스럽게 모래톱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며 "수심 유지를 위한 유지준설을 계속할 경우 새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민간 환경연구소인 한국자연환경복원기술연구소(KNTI)는 지난 2년간 낙동강의 주요 사업구간을 조사한 결과 어류는 26종이 발견돼 사업 전 최대 57종이 발견된 것과 비교할 때 다양성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조사는 4대강 사업의 영향이 예상되는 창녕함안보 하류 본포교~노리제, 합천창녕보 상류 율지교, 칠곡보 하류 제2왜관교, 구미보 하류 해평습지, 낙단보 하류 낙단대교 등에서 2011년 두 차례(6·8월), 2012년 세 차례(3·8·10월) 진행됐다.

어류의 경우 2011년 조사에서는 피라미, 모래무지, 끄리, 붕어, 강준치 등 모두 20종이 발견됐다. 2012년 조사에서는 26종만이 확인됐다. 앞서 이 일대에 대한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연구소, 경북대, 부산대 등의 2005~2011년 조사에서는 33~57종이 발견됐다. 반면 4대강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3곳(감천과 구담습지, 상주보 상류의 백석마을 일대)에서는 최대 43종이 확인됐으며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법적 보호종인 흰수마자도 발견됐다.

또 하루살이, 잠자리, 갑각류 등 저서성무척추동물의 경우 2011년 조사에서 51종이, 2012년엔 54종이 발견됐다. 앞서 국립환경과학원의 2011년 조사에서는 66종이 발견됐다. 한국자연환경복원기술연구소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지점과 동일한 지점 6곳에서 조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정오 한국자연환경복원기술연구소장은 "2011년~2012년 조사로 볼 때 출현종의 변화는 크지 않았으나 4대강 사업 전과 비교할 때 종의 수가 크게 줄었고, 공사구간과 비공사구간의 차이는 현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지점의 서식지 환경만 보아도 담수생물계에 교란이 일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며 "담수생물의 서식공간인 강바닥과 수변부에서 다양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단체인 생명그물은 "감사원 발표로 4대강 사업이 대국민 사기극이란 것이 밝혀졌으나 생태계 문제가 빠져 있다"며 "업체의 담합뿐 아니라 부정비리, 생태계 파괴 부분을 포함한 전면적인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