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경제_일반_96

[연합뉴스] 슬기,힘 모아 경제난 극복해야

김철수02 2013. 9. 8. 18:00

 

 

 

 

 

 

 

 

연합뉴스 

입력 1996.12.25 10:34

 

 

 

<연합(聯合)時論> 슬기,힘 모아 경제난 극복해야


(서울 = 연합(聯合))

 

우리 경제가 어렵다. 경기가 침체되고 주가폭락이 이어지고 있으며 외채가 눈덩이처럼 쌓이는 등 어느 한곳 밝은곳이 없다. 올해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내년이 더 문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 산업은행과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을 비롯, 삼성 현대 등 민간경제연구 기관들 모두가 내년 우리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또한 경제협럭개발기구(OECD)의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도 우울해 일부 에코노미스들은 물가고(物價高)속의 成長鈍化라는 스태그플레션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정부의 새해 경제운용계획이 발표 됐으나 올해는 아직도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각 실.국별로 그동안 마련된 계획안을 부문별로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의 경제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고 봐야 할것 같다. 이것은 지난 20일 부분개각으로 인해 통상산업부, 농림부, 환경처 등 일부 경제장관의 경질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정부가 내년에 우리 경제를 어떤 방향과 모습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 바람직 스러운지 조차 아직까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는 것으로 지적된다.

한은(韓銀)을 비롯 한국경제연구원(KDI), 산은(産銀), 민간경제연구원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6.2%에서 6.9%내외로 그리고 경상수지적자 규모는 가장 낙관적으로 본 KDI의 1백55억달러에서 1백98억달러(전경련(全經聯)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물가는 최저 4.3%(금융연구원)에서 4.9%(산은(産銀) 및 경제연구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OECD는 회원국의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는 대규모 경상수지적자가 당분간 지속돼 내년에는 적자 규모가 2백억달러에 이르며 경제성장률은 6.5%에 그치고 물가는 5.4%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 보고 있다.

거시경제 지표상으로만 보면 별것 아닌것 같지만 각 부문별로 들여다 보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주가폭락이 이어지면서 증시는 계속 비틀거리며 국내경기 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와 지표상의 경기간의 괴리가 커지고 있으며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 철강,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져 획기적인 수출증대가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외채가 1천억달러를 넘어섰으나 단기성 자금을 비롯한 외자의 이탈현상 마져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이른바 "高費用.低效率"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고 특히 내년에는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며 노동법개정을 둘러싸고 사용자와 근로자들간의 대립이 첨예화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부나 기업(企業), 가계(家計) 등 경제주체들이 모두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급격하게 모든것이 변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제주체들의 사고 방식이나 의식은 3共, 5共, 6共, 文民政府에 이르기까지 크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 라는 것이다.

전부가 그렇다고 할수는 없지만 공직자들은 투철한 국가관과 사명감을 갖고 자기의 맡은 바를 다하기 보다는 위의 눈치나 살피며 몸 보신 위주의 무사안일에 빠져 있고 기업들은 급격히 변하고 있는 기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어려움에 처할때 마다 그저 정부에 의존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잘못되는 것은 자기가 반성하기 보다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정부의 탓으로만 돌리려고 하는 경향이 여전하다. 소비자들이나 근로자들은 열심히 일을 해야 겠다는 생각 보다는 자기의 이익에 대한 목소리만 높히고 있으며 여유가 생기면 저축하기 보다는 기회 있을때 마다 사치와 놀고 마시는데 여념이 없는 형편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가.

분명한것은 내년에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여기에서 자신감을 잃고 무력감에 빠져 그대로 주저앉을 수 만은 없지 않는가. 지금 우리가 꼭 해야할 일은 어떻게 해서든지 당면한 경제난을 극복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고 정부, 기업, 가계 모두가 슬기를 모으고 힘을 합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