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_대통령선거]/건강_일반_12

[중앙일보] 눈에 약물 주사...황반변성 진행 막고 시력 개선 효과도

김철수02 2013. 1. 4. 23:57

 

 

 

 

 

 

 

 

 

 

 

 

 

 

 

 

 

중앙일보 / 권선미

입력 2012.01.27 04:04

수정 2012.01.27 09:14

 

 

 

3대 실명질환 원인과 치료

 

 

주부 김임순(67·경기도 화성시)씨는 며칠 전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시력을 잃어버릴 뻔했다는 담당 의사의 말을 듣고서다. 처음 흐릿해져 초점이 잘 맞지 않아 옆으로 흘기듯 봐야 간신히 보였다. 늙어서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돼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기도 했다. 설 연휴 때 찾아온 아들에게 끌려가듯 찾은 병원에서 김 씨는 황반변성으로 진단받았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종우 교수는 "망막이 망가지면 직접적으로 시력이 나빠지다가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진단받은 황반변성은 녹내장·당뇨망막병증과 함께 노인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질환이다.


 

 

 

노년기에는 시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시야가 뿌옇게 보이기도 하고 차츰차츰 시야가 좁아지다가 시력을 잃기도 한다. 까만 점이 눈 앞을 아른거린다거나 격자무늬가 휘어져 보이기도 한다.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모두 순식간에 시력을 잃을 수 있는 노년기 시각장애 전조증상이다. 이런 증상을 느꼈다면 시각장애가 상당부분 진행된 것이므로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아직 괜찮더라도 정기적으로 시력검진을 받는 게 좋다. 실명을 부르는 안과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사물 물결치듯 보이면 황반변성 많이 진행된 상황

낯선 이름이지만 60대 이후부터는 황반변성으로 시력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09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13%가 초기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은 시각 세포가 밀집돼 있는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쓸모없는 신생혈관이 계속 만들어지는 질환이다. 새로 생겨난 혈관은 매우 약해서 잘 터진다. 그 결과 새어나온 혈액이 망막에 부종을 일으켜 시야가 물결치듯 구부러져 보이는 것. 시야 중심부에 까만 반점이 생겨 시야를 가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는 초기에는 시야가 흐릿해질 뿐 증상이 미미해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만일 사물이 물결치듯 보인다면 황반변성이 진행된 상태다. 김 교수는 "황반변성은 노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본격적으로 질병이 진행되면 몇 개월 안에 실명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요즘엔 조기에 치료를 받으면 실명에 이르는 것을 막는다. '루센티스'(노바티스)라는 약물이 개발되고부터다. 직접 눈 속에 약을 주사해 실명과 직결되는 신생혈관을 없애고,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막는 식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황반변성치료법 중에서 유일하게 나빠진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미국 마이애미의대에서 황반변성 환자 423명을 대상으로 이 약물을 주사한 결과, 환자의 40% 이상이 시력검사표에서 3줄 이상 더 볼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을 회복했다. 시력유지 효과는 95%.

 

 

 

시야 좁아지는 녹내장도 주의해야

녹내장도 주의해야 한다. 이 질환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視)신경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동공이 녹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공급에 장애가 생겨 발생한다. 녹내장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두통, 충혈 등 자각 증상이 있는 급성 녹내장은 전체 녹내장의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만성이다.

 만성 녹내장 말기에는 터널 속에서 밖을 보듯이 주변 시야가 좁아져 중심부만 보인다. 점점 시야가 좁아지다가 결국 시력을 잃는다. 때문에 녹내장을 '소리없는 실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녹내장은 높아진 안압을 떨어뜨려 치료한다. 하지만 한 번 망가진 시신경은 치료가 어려워 좁아진 시야가 다시 회복되지는 않는다. 경희의료원 안과 유승영 교수는 "녹내장은 진행을 늦추는 것 외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며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안과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녹내장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인데 실명이라고?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눈 건강에도 주의를 기울여 한다. 일반적으로 당뇨병환자는 일반인보다 실명을 야기하는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크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당뇨망막병증이다. 혈액에 당 성분이 많은 상태가 지속하면 체내 혈관들이 파괴된다. 이중 미세혈관이 밀집된 망막 부위 혈관이 망가지면 시력을 잃게 되는 것. 일종의 당뇨합병증인 셈이다.

이 질환은 당뇨병을 앓은 기관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을 진단 받은 지 5년이 지난 환자는 30%, 10년은 50%, 15년은 80%가 이 병에 걸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종우 교수는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철저한 혈당조절과 일 년에 한 번 정기검진을 받아 이상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 byjun3005joongang.co.kr >